임대인이 건물 관리를 소홀히 해 하자가 생겨 임차인이 건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면 차임을 전부 요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차임은 약정한 대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임차인이 건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민사 29부는 임대인 이모씨가 '건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D회사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소송(2013나6270)에서 '월 차임을 2분의 1로 감액해 받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D회사는 건물을 임차한 목적에 따라 충분히 사용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배타적으로 사용, 수익하고 있기 때문에 차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창고는 누수와 악취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의류 제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고, D회사가 점유하는 동안에도 충분히 사용, 수익하지 못했다'며 'D회사가 지급할 월 차임은 임대차 계약에서 정한 금액의 2분의 1로 감액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D회사는 건물을 창고로 사용하기 위하여 보증금 2000만원, 월209만원으로 건물을 임차하였으며, 1심에서는 D회사가 건물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고 보고 차임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