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중병으로 입원했을 때, 병원비를 우선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아내냐, 또는 부모냐를 두고 소송이 벌어졌는데 1심, 2심, 대법원까지 올라가면서 판결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2006년 안 모 씨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식물인간 상태가 됐습니다. 안 씨의 어머니는 보험금을 제외하고 3년간 병원비와 간병비 등으로 8천여만 원을 썼으나 안 씨의 어머니는 나중에 며느리 즉, 안 씨의 아내에게 병원비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며느리는 거부했고 시어머니는 소송을 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며느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며느리가 단지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시어머니보다 우선 순위의 부양 의무자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결혼한 성년의 경우 부부간 상호 부양의무가 우선이고 부모는 2차 부양의무를 진다며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는 혼인을 한 경우에는 부부간의 상호 부양 의무가 부모가 혼인을 한 자녀에게 부담하는 부양 의무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밝힌 판결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에선 며느리의 경제적 능력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자녀의 배우자가 전부 부담하라는 게 아니라 가족의 경제적 능력 등 다양한 변수를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판단하란 뜻이라고 대법원은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