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때 적용하는 자녀 표준 양육비의 월 최저 금액이 45만2000원에서 49만원으로 인상된다. 최고 금액도 과거 197만8000원에서 233만9000원으로 오른다. 자녀 1인당 표준 양육비가 200만원을 초과하기는 처음이다.
서울가정법원은 9일 양재동 청사 청연재에서 양육비 산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양육비 산정기준표 개정시안을 공개했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양육비 기준표는 현실과 동떨어져 실제 재판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날 공개한 양육비 산정기준표 개정시안에 따르면, 3-5세 자녀 1명을 둔 부부의 합산소득이 200만원 미만인경우 표준양육비는 49만원으로 책정됐다. 표준 양육비 가운데 가장 낮은 금액이다. 2012년 재정돼 현재 적용되고 있는 양육비 가운데 가장 적은 금액은 0-2세 자녀을 둔 부부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로 45만 2000원이다.
반면 21-22세 자녀를 둔 부부의 합산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경우 양육비는 233만9000원으로 정해졌다. 법원이 21세 이상 자녀에 대한 양육비를 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만19세가 되면 성년이 되지만 우리나라 특성상 성년이 된 자녀의 대학 등록금도 양육을 담당하는 부모가 부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혼소송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부부 소득 4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인 가정의 경우에는 표준 양육비의 변동 폭이 크지 않다. 이 가정의 12-14세 자녀의 양육비는 현재 108만 5000원이지만 109만 5000원으로 소폭 인상했다.
새 기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양육비 산정에 가산, 감경 요소를 세세하게 마련해 법원이 표준 양육비를 정할 때 이를 반영할 수 있게 한 점이다. 법원은 부모의 재산 상황과 거주 장소, 자녀수와 자녀 치료비, 교육비, 당사자 의사 등을 양육비의 가산, 감산 요소로 둘 방침이다.
예컨대, 이혼을 원하는 부모 중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는 비양육 부모가 직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그의 부모가 재력가라서 양육비를 지급할수 있는 역량이 충분할 경우에는 가산 요소를 적용해 양육비를 넉넉하게 정할 수 있다. 빚이 너무 많아 양육비 지급이 어려운 때에는 반대로 감산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이같은 기준들은 지난 2012년 제정된 기준표에는 명시되지 않아 양육비 산정에 반영할지를 두고 재판부마다 적용 여부와 정도를 달리 판단했다. 양육비 산정에 있어서 '부모의 재산 상태가 실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요소였지만 기준으로 제시되지 않아 법관들이 혼란스러웠던 경우가 많았다'며 '양육비 산정단계에서부터 이를 감안하면 양육비 이행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양육비를 정하는 시간도 훨씬 단축할 수 있을것' 이라고 설명했다.